사무엘상 31장 길보아

전쟁이 시작되다

1 블레셋 사람들이 이스라엘과 싸웠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블레셋 사람 앞에서 도망쳐 길보아(Gilboa) 산에서 죽은 자들이 쓰러졌다.

2 블레셋 사람들이 사울과 그 아들들을 다급하게 쫓았다. 블레셋 사람들이 요나단아비나답(Abinadab)말기수아(Malki-Shua)를 죽였다. 사울의 세 아들이었다.

3 전투가 사울에게 치열했다. 활 쏘는 자들이 사울을 발견하여 쏘아 심히 상하게 했다.

4 사울이 자기 무기 든 자에게 말했다.

“네 칼을 빼어 나를 찔러라. 이 할례받지 않은 자들이 와서 나를 찌르고 희롱할까 두렵다.”

무기 든 자가 심히 두려워 하지 않으려 했다.

사울이 칼을 들고 그 위에 엎드렸다.

5 무기 든 자가 사울이 죽은 것을 보고 그도 칼 위에 엎드려 사울과 함께 죽었다.

6 사울과 그의 세 아들과 그의 무기 든 자와 그의 모든 사람이 그 날 함께 죽었다.

사울의 자결 — 그는 이방인의 손에 희롱당하며 죽지 않으려 했다. 고대 근동에서 왕이 전장에서 죽을 때 포로가 되지 않으려 자결하는 것은 알려진 관행이었다. 우라르투(Urartu) 왕 루사 3세, 페르시아 다리우스 3세 등이 비슷한 상황에서 죽었다. 사울의 자결을 본문은 판단하지 않는다. 그러나 블레셋이 사울의 시신을 어떻게 다루는지가 다음에 나온다.

사울의 정신 상태 — 16장 14절에서 “여호와의 영이 사울에게서 떠나고 여호와에게서 부린 악한 영이 그를 번뇌하게 했다”고 기록됐다. 이후 사울은 다윗을 죽이려는 강박, 예언 중 벌거벗음, 엔돌의 신접한 여인 방문 — 점점 한 방향으로만 움직였다. 현대 정신의학에서는 조울증(bipolar disorder), 편집형 조현병(paranoid schizophrenia),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으로 해석하는 시도들이 있다. 본문은 ‘악한 영’이라는 신학적 언어를 사용하고, 그 영의 성격이나 기원을 더 설명하지 않는다.


부끄러운 시신

7 이스라엘 사람들 — 골짜기 저편과 요단 강 저편에 사는 자들 — 이 이스라엘 사람들이 도망했고 사울과 그 아들들이 죽었음을 보았다. 성읍들을 버리고 도망했다. 블레셋 사람들이 와서 거기 살았다.

8 다음 날 블레셋 사람들이 죽은 자들을 벗기러 와서 사울과 그 세 아들이 길보아 산에 쓰러진 것을 발견했다.

9 그들이 사울의 머리를 자르고 갑옷을 벗겼다. 블레셋 땅 사방에 보내어 자기들의 우상의 집들과 백성에게 전했다.

10 사울의 갑옷을 아스다롯(Ashtoreth · ㉸ 아스타롯) 신전에 두었다. 사울의 시신은 벧산(Beth Shan) 성벽에 매달았다.


야베스 사람들의 의리

11 야베스 길르앗(Jabesh Gilead) 사람들이 블레셋 사람들이 사울에게 한 일을 들었다.

12 용사들이 모두 일어나 밤새 걸어 벧산 성벽에서 사울의 시신과 그 아들들의 시신을 내려왔다. 야베스로 와서 거기서 불태웠다.

13 그들의 뼈를 가져다가 야베스의 에셀 나무 아래 장사했다. 칠 일 동안 금식했다.

야베스 길르앗은 사울에게 빚이 있었다. 사무엘상 11장에서 암몬의 나하스가 야베스 사람들의 오른쪽 눈을 뽑겠다고 위협했을 때, 사울이 군대를 이끌고 와서 야베스를 구했다. 그 사건이 사울의 첫 번째 군사적 승리였다. 수십 년이 지나 야베스 사람들이 그 은혜를 밤새 걸어 갚았다. 시신을 성벽에 매달아 두는 것은 고대에 가장 큰 모욕이었다. 야베스 사람들은 그 모욕을 거두어 왕에게 마지막 예를 다했다.

사울의 죽음 이후 — 다윗은 사울의 죽음 소식을 듣고 옷을 찢고 울었다(사무엘하 1장). 그는 “이스라엘의 영광이 산에서 죽임을 당했도다. 어찌하여 용사들이 엎드러졌느냐”는 애가를 지었다. 요나단에 대해서는 “나는 형제 요나단을 위해 슬프다. 당신은 내게 심히 사랑스러웠으니 당신이 나를 사랑함이 여인의 사랑보다 더했습니다”라고 했다. 사울은 다윗의 원수였다. 그러나 다윗은 그의 죽음을 기뻐하지 않았다. 그것이 두 사람의 이야기를 단순하지 않게 만드는 지점이다.

사무엘상의 끝 — 사울로 시작한 이스라엘의 첫 왕정이 길보아 산에서 끝난다. 사무엘하에서 다윗이 왕이 된다. 사무엘상이 추적한 것은 단순히 사울의 몰락이나 다윗의 부상이 아니다 — 하나님이 요구한 왕과 백성이 요구한 왕 사이의 긴장이었다. 사울은 백성이 원했던 왕의 모습, 곧 “키가 크고 용모가 아름다운 자”였다. 다윗은 하나님이 보신 자, 곧 “마음을 보시는 하나님”이 택하신 자였다. 길보아는 그 첫 번째 장의 마지막 페이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