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상 18장 요나단의 언약, 사울의 창

영혼이 묶이다

1 다윗이 사울에게 말을 마치자, 요나단(Jonathan · ㉸ 요나탄)의 마음이 다윗의 마음과 하나가 되었다. 요나단이 다윗을 자기 생명같이 사랑했다.

2 그 날 사울이 다윗을 붙들어 두었다. 아버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했다.

3 요나단과 다윗이 언약을 맺었다. 요나단이 다윗을 자기 생명같이 사랑했기 때문이다.

4 요나단이 입고 있던 겉옷을 벗어 다윗에게 주었다. 군복과 칼과 활과 띠까지.

요나단이 왕자로서의 상징물을 다윗에게 내어주는 행위다. 겉옷, 군복, 무기 — 이것은 단순한 친구 사이의 선물이 아니라 왕위 계승 상징의 양도였다. 요나단은 사울의 맏아들로 다음 왕이 될 사람이었다. 그 권위를 스스로 다윗에게 건넨 것이다.

요나단과 다윗의 관계는 해석이 갈렸다. 본문의 어휘 — “아하브(אָהַב, 사랑했다)”, “네페시(נֶפֶשׁ, 영혼/생명)”, “한마음이 되었다” — 가 강렬한 데서 출발한다.

언약적 우정 해석: 5세기 테오도레토스(Theodoret of Cyrus) 의 사무엘서 주석 이래 표준 독법이다. 본문의 “아하브”가 신명기 6장 5절(하나님 사랑)이나 신명기 10장 19절(이방인 사랑)의 언약 어휘와 같다는 점에서 정치·언약적 충성으로 읽는다. 1995년 로버트 알터(Robert Alter) 의 『다윗 이야기』가 이 노선을 문학 비평으로 정리했다.

동성애적 함의 독법: 1978년 톰 호너(Tom Horner) 의 『요나단이 다윗을 사랑했다』, 2005년 수잔 액커먼(Susan Ackerman) 의 『기이한 사랑』이 이 독법을 학계에 본격 제기했다. 다수 주석학계는 이를 본문에 없는 시대착오적 투사로 본다 — 요나단은 기혼이었고(사무엘하 9장의 므비보셋이 그 아들), 다윗도 여러 아내를 두었다.


개선행진

5 다윗이 어디 가든 지혜롭게 행동했다. 사울이 그를 군대 위에 세웠다. 온 백성의 눈에도, 사울의 신하들의 눈에도 좋게 보였다.

6 다윗이 블레셋 사람을 죽이고 돌아올 때, 이스라엘 모든 성에서 여인들이 나와 노래하며 춤추며 사울 왕을 맞이했다. 소고와 경쇠를 들고 기뻐했다.

7 여인들이 즐겁게 노래했다.

“사울이 죽인 자는 천천이요, 다윗이 죽인 자는 만만이로다.”

8 사울이 크게 노했다. 이 노래가 불쾌했다.

“다윗에게는 만만을 돌리고 내게는 천천만 돌리니, 이제 남은 것은 왕위뿐이로다.”

9 그 날부터 사울이 다윗을 주목했다.

“사울이 죽인 자는 천천이요, 다윗은 만만이요” — 한 줄의 노래가 사울의 내면을 무너뜨렸다. 히브리 시의 병행법에서 ‘천’과 ‘만’은 단순히 많다는 것을 의미하는 점층법이다. 그러나 사울은 그것을 비교로 읽었다. 전쟁의 승리를 다윗이 가져갔다고 느꼈다. 그 순간 사울에게 다윗은 전우가 아니라 경쟁자가 되었다.


첫 번째 창

10 다음 날, 하나님이 보내신 악한 영이 사울에게 세차게 임했다. 사울이 집 안에서 미쳐 날뛰었다. 다윗이 전과 같이 수금을 탔다. 사울의 손에 창이 있었다.

11 사울이 창을 던졌다.

“다윗을 벽에 꽂아버리겠다.”

다윗이 두 번 피했다.

12 사울이 다윗을 두려워했다. 여호와가 다윗과 함께하시고 자기에게서는 떠나셨기 때문이었다.

13 사울이 다윗을 자기 곁에서 떠나게 했다. 천부장으로 삼았다. 다윗이 백성 앞에서 나가고 들어왔다.

14 다윗이 모든 일에 지혜롭게 행동했다. 여호와가 다윗과 함께하셨다.

15 사울이 다윗이 지혜롭게 행하는 것을 보고 그를 두려워했다.

16 그러나 온 이스라엘과 유다는 다윗을 사랑했다. 다윗이 그들 앞에서 나가고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함정이 된 결혼

17 사울이 다윗에게 말했다.

“내 딸 메랍(Merab)을 네 아내로 주겠다. 단, 네가 나를 위해 용사가 되어 여호와의 전쟁을 싸워주어야 한다.”

사울은 속으로 생각했다. ‘내 손이 그에게 닿지 않아도 블레셋 손에 죽게 되겠지.’

18 다윗이 사울에게 말했다.

“나는 누구이며 이스라엘에서 내 친족이 누구이기에 왕의 사위가 되겠습니까? 내 아버지의 집안이 무엇인지요.”

19 그러나 사울의 딸 메랍이 다윗에게 주어질 때가 되자, 메홀라 사람 아드리엘(Adriel)에게 주었다.

20 사울의 딸 미갈(Michal · ㉸ 미칼)이 다윗을 사랑했다. 사울에게 전해졌다. 사울에게 기쁜 일이었다.

21 사울이 속으로 생각했다. ‘미갈을 주면 그것이 다윗에게 덫이 되어 블레셋의 손에 죽게 될 것이다.’

그래서 사울이 다윗에게 말했다. “오늘 두 번째로 네가 내 사위가 될 것이다.”

22 사울이 신하들에게 명령했다.

“다윗에게 가서 은밀히 말하여라. ‘왕이 너를 기뻐하고 모든 신하들도 너를 좋아한다. 이제 왕의 사위가 되라.’”

23 사울의 신하들이 이 말을 다윗에게 했다.

다윗이 말했다. “왕의 사위 되는 일이 너희 눈에 작은 일로 보이느냐? 나는 가난하고 천한 사람이다.”

24 신하들이 사울에게 전했다. “다윗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25 사울이 말했다. “다윗에게 이렇게 전해라. 왕이 신부 값을 원치 않는다. 단지 블레셋 사람의 포피 백 개뿐이니, 왕의 원수에게 복수하는 것이다.”

사울은 다윗을 블레셋의 손에 쓰러뜨릴 생각이었다.

26 신하들이 이 말을 다윗에게 전했다. 다윗이 왕의 사위 되는 것을 기쁘게 여겼다. 기한이 차기도 전에

27 다윗이 일어나 자기 부하들과 함께 가서 블레셋 사람 이백 명을 죽였다. 다윗이 그 포피를 가져다가 왕에게 바쳤다. 왕의 사위가 되기 위해서였다.

사울이 딸 미갈을 다윗의 아내로 주었다.

28 사울이 알았다. 여호와가 다윗과 함께하심을. 딸 미갈이 다윗을 사랑하는 것을.

29 사울이 더욱 다윗을 두려워했다. 사울은 평생 다윗의 원수가 되었다.

30 블레셋 방백들이 나왔다. 그들이 나올 때마다 다윗이 사울의 모든 신하보다 더 지혜롭게 행동했다. 다윗의 이름이 매우 존귀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