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 14장 강한 자와 약한 자

14-15:13은 로마서 윤리편의 마지막 구체적 사례 연구다. 12장이 일반 원칙을 다루고, 13장이 국가 관계를 다뤘다면, 14-15장은 교회 공동체 안의 갈등을 다룬다. “강한 자와 약한 자” — 신학 용어가 아니라 로마 교회의 실제 집단이다.

믿음이 연약한 자를 받으라

1 믿음이 연약한 자를 너희가 받되 그의 의견을 비판하지 말라.

14장의 역사적 배경을 좀 더 구체적으로: 49년 클라우디우스 황제의 유대인 추방령(사도행전 18:2) 이후 유대인들은 로마에서 쫓겨났다가, 54년 클라우디우스 사후 네로 때 돌아왔다. 이 5년 사이에 로마 교회는 이방인 위주로 재편되었을 것이다. 돌아온 유대인 그리스도인과 이미 자리 잡은 이방인 그리스도인 사이에 음식·절기 관습을 둘러싼 실제 마찰이 있었다. 14-15장의 “강한 자와 약한 자” 문제는 추상적 윤리 토론이 아니었다.

2 어떤 사람은 모든 것을 먹을 만한 믿음이 있고 믿음이 연약한 자는 채소만 먹느니라.

3 먹는 자는 먹지 않는 자를 업신여기지 말고, 먹지 않는 자는 먹는 자를 비판하지 말라. 이는 하나님이 그를 받으셨음이라.

4 남의 하인을 비판하는 너는 누구냐? 그가 서 있는 것이나 넘어지는 것이 자기 주인에게 있으매 그가 세움을 받으리니, 이는 그를 세우시는 권능이 주께 있음이니라.

5 어떤 사람은 이 날을 저 날보다 낫게 여기고, 어떤 사람은 모든 날을 같게 여기나니, 각각 자기 마음으로 확정할지니라.

6 날을 중히 여기는 자도 주를 위하여 중히 여기고, 먹는 자도 주를 위하여 먹으니 이는 하나님께 감사함이요, 먹지 않는 자도 주를 위하여 먹지 아니하며 하나님께 감사하느니라.

7 우리 중에 누구든지 자기를 위하여 사는 자가 없고 자기를 위하여 죽는 자도 없도다.

8 우리가 살아도 주를 위하여 살고 죽어도 주를 위하여 죽나니, 그러므로 사나 죽으나 우리가 주의 것이로다.

9 이를 위하여 그리스도께서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셨으니, 곧 죽은 자와 살아 있는 자의 주가 되려 하심이라.

10 네가 어찌하여 네 형제를 비판하느냐? 어찌하여 네 형제를 업신여기느냐? 우리가 다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서리라.

11 기록되었으되 “주께서 이르시되 내가 살았노니 모든 무릎이 내게 꿇을 것이요 모든 혀가 하나님께 자백하리라” 하였느니라.

12 이러므로 우리 각 사람이 자기 일을 하나님께 직고하리라.

14장의 배경: 로마 교회 안에 “강한 자”와 “약한 자”의 갈등이 있었다. 음식 문제 — 우상 신전에서 제물로 쓰인 고기를 먹을 수 있는가, 날 문제 — 특정 날을 거룩하게 구별해야 하는가. 이 문제들은 유대인 그리스도인과 이방인 그리스도인 사이의 실제 갈등이었다.

“강한 자”는 먹는 자, 모든 날을 같게 여기는 자다. “약한 자”는 채소만 먹는 자, 특정 날을 구별하는 자다. 바울은 신학적으로 “강한 자”의 편이다(15:1 “믿음이 강한 우리”). 그러나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업신여기지 말라고 경고한다.

14:7-8 — “사나 죽으나 우리가 주의 것이로다.” 음식 논쟁 중에 갑자기 등장하는 이 선언은 논쟁의 더 깊은 차원을 드러낸다. 모든 윤리적 판단의 기준은 “주를 위하여”다. 자기를 위해 사는 것도, 자기를 위해 죽는 것도 아니다.


형제를 실족하게 하지 말라

13 그런즉 우리가 다시는 서로 비판하지 말고, 도리어 부딪칠 것이나 거칠 것을 형제 앞에 두지 아니하도록 주의하라.

14 내가 주 예수 안에서 알고 확신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스스로 속된 것이 없으되, 다만 속되다고 여기는 그 사람에게는 속되니라.

15 만일 음식으로 말미암아 네 형제가 근심하게 되면, 이는 네가 사랑으로 행하지 아니함이라. 그리스도께서 대신하여 죽으신 자를 네 음식으로 망하게 하지 말라.

16 그러므로 너희의 선한 것이 비방을 받지 않게 하라.

17 하나님의 나라는 먹는 것과 마시는 것이 아니요, 오직 성령 안에 있는 의와 평강과 희락이라.

18 이로써 그리스도를 섬기는 자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며 사람에게도 칭찬을 받느니라.

19 그러므로 우리가 화평의 일과 서로 덕을 세우는 일을 힘쓰나니,

20 음식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사업을 무너지게 하지 말라. 만물이 다 깨끗하되, 거리낌으로 먹는 사람에게는 악하니라.

21 고기도 먹지 아니하고 포도주도 마시지 아니하고 무엇이든지 네 형제로 거리끼게 하는 일을 아니함이 아름다우니라.

22 네게 있는 믿음을 하나님 앞에서 스스로 가지고 있으라. 자기가 옳다 하는 바로 자기를 정죄하지 아니하는 자는 복이 있도다.

23 의심하고 먹는 자는 정죄되었나니, 이는 믿음을 따라 하지 아니하였기 때문이라. 믿음을 따라 하지 아니하는 것은 다 죄니라.

14:17 — “하나님의 나라는 먹는 것과 마시는 것이 아니요.” 식탁 논쟁을 하나님 나라 신학으로 들어올린다. 음식 문제가 사소해 보이지만, 그 배후에 공동체의 연합이라는 실질적 문제가 있다.

14:22-23 — 원칙의 요약. 내적 확신 없이 하는 행위는 설령 그 행위가 본질적으로 잘못이 없더라도 그 사람에게 죄가 된다. 믿음은 확신이다. 의심하면서 하는 행위는 그 의심 자체가 문제다.

14장에서 바울이 강한 자와 약한 자 모두에게 공통으로 요청하는 것은 하나다 — 비판하지 말라(1, 3, 10, 13절). 서로 다른 실천이 공존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강한 자의 책임이고, 자기 확신을 타인에게 강요하지 않는 것이 약한 자의 책임이다. 일치(uniformity)가 아니라 연합(unity)이 목표다.

고린도전서 8-10장도 같은 주제를 다룬다. 우상에게 바쳐진 음식 문제다. 두 본문의 차이: 고린도서는 더 구체적이고 논쟁적이다. 로마서는 더 일반화된 원칙으로 다룬다. 바울이 양쪽에 쓴 시기가 가까웠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문제가 당시 교회 전반의 실제 현안이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