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빗기 3장 두 사람의 기도
토빗의 기도
1 토빗은 슬픔에 잠겨 기도했다.
2 “주님, 당신은 의로우십니다. 당신이 하시는 모든 일은 공의롭고, 당신의 모든 길은 자비와 진리입니다.
3 이제 저의 죄와 잘못을 살피지 마십시오. 제 조상들의 죄악도 용서해 주십시오. 우리는 당신께 죄를 지었고, 당신의 계명을 어겼습니다.
4 우리를 버리셔서 약탈당하고, 포로가 되고, 죽임당하고, 이방 민족들 사이에서 이야깃거리가 되게 하셨습니다.
5 주님의 심판은 옳습니다. 우리가 지은 대로 받은 것입니다.
6 이제 주님, 저를 돌아보시고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저를 더 이상 이 땅에 살게 하지 마십시오. 차라리 저를 데려가 주십시오. 모욕을 더 듣느니 죽는 편이 낫습니다.”
토빗의 기도는 개인 탄원이면서 동시에 포로 공동체 전체의 고백이다. ‘우리가 지은 대로 받았다’는 고백은 신명기 역사관(신명기·여호수아·사사기·열왕기)의 핵심 논리다. 이스라엘이 고통받는 것은 하나님이 버리셨기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 계명을 어겼기 때문이라는 것.
사라의 기도 — 메디아 엑바타나에서
7 같은 날, 메디아(Media) 지방 엑바타나(Ecbatana) 성에서 다른 기도가 올라갔다.
라구엘(Raguel)의 딸 사라(Sarah)였다.
8 사라는 일곱 남자와 혼인했다.
그러나 첫날밤마다 아스모데오스(Asmodeus)라는 악한 마귀가 신랑을 죽여버렸다.
일곱 명 모두 그렇게 죽었다.
아스모데오스(Asmodeus)는 성경 외 문헌에서도 등장하는 악마 이름이다. 페르시아 조로아스터교의 악마 이름 ‘아에슈마 다에바(Aeshma Daeva, 분노의 악마)‘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이 이름은 토빗기에 단 한 번 등장하지만, 이후 유대교·기독교·이슬람 악마론에 깊은 흔적을 남겼다.
9 어느 날 하녀가 사라에게 쏘아붙였다.
“당신이 직접 신랑들을 목 졸라 죽이는 게 아닌가요? 벌써 일곱이나! 당신 때문에 남편을 잃은 아버지도 없고.”
10 사라는 그 말에 충격을 받았다.
2층으로 올라가 목을 매려 했다.
그러다 멈추었다.
아버지가 슬퍼할 것 같았다. 늙은 아버지에게 딸의 죽음까지 짐이 되고 싶지 않았다.
11 사라는 창가에서 기도했다.
12 “주님, 당신의 이름이 영원토록 찬미받으시기를 빕니다. 당신의 모든 피조물이 당신을 영원히 찬미하기를 빕니다.
13 이제 저를 바라보시고,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이 비난에서 해방시켜 주소서.
14 저는 결혼을 원한 것도 아니었고, 남편들을 더럽힌 적도 없습니다. 저는 아버지 집에서 정결하게 살았습니다.
15 저를 위한 남자가 없다면, 차라리 저를 데려가 주십시오. 이 수치를 더는 듣기 싫습니다.”
하나님의 응답 — 라파엘을 보내다
16 같은 시각, 두 기도가 하나님 앞에 이르렀다.
토빗의 기도, 사라의 기도.
17 하나님은 라파엘(Raphael) 천사를 보내기로 하셨다.
토빗의 눈을 고치고, 사라를 아스모데오스에게서 해방시키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사라를 토빗의 아들 토비야의 아내로 맺어주기 위해서였다.
라파엘(Raphael)은 히브리어로 ‘하나님이 고치신다(רָפָאֵל)‘는 뜻이다. 성경에서 이름이 등장하는 천사는 미가엘, 가브리엘, 라파엘 세 명뿐이다. 라파엘은 토빗기에서만 이름을 드러낸다. 나중에 라파엘은 자신이 “하나님 앞에 서는 일곱 천사 중 하나”라고 밝힌다(12장 15절).
두 사람은 아직 서로의 존재를 몰랐다.
하나님만 알고 계셨다.
다음 장 — 토빗은 아들 토비야를 불러 마지막 당부를 한다. 죽기 전에 남겨두어야 할 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