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더 10장 유대인들의 안식
아하수에로의 부역
1 아하수에로 왕이 그 지방과 바다 섬에 세금을 부과했다.
짧은 한 문장이다. 그런데 이 문장이 에스더서를 세계사의 맥락에 다시 놓는다. 아하수에로 — 크세르크세스 1세 — 는 BC 480년 살라미스 해전에서 그리스 함대에게 대패했다. 그리스 원정의 꿈은 접혔다. 이후 그는 제국 내부의 행정과 세수 확보에 집중했다. 헤로도토스가 기록한 크세르크세스의 말년은 쓸쓸하다. 정복 전쟁에서 물러난 왕이 궁정 음모에 시달리다 BC 465년 암살된다. 에스더서는 그 제국의 한가운데서 일어난 유대 공동체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마지막 장에서 제국이 여전히 돌아가고 있음을 확인하며 닫는다.
2 그의 능력 있는 모든 일과 모르드개를 크게 존귀하게 한 모든 내용이 메대와 페르시아 왕들의 역사책에 기록되지 않았느냐?
“역사책에 기록되지 않았느냐?” 에스더서 저자가 독자에게 묻는다. 6장에서 왕의 실록이 잠 못 이룬 밤에 읽혔고, 그것이 모든 것을 바꿨다. 이제 에스더서는 그 역사의 연장 — 모르드개의 업적이 기록된 책 — 을 언급하며 자신도 그 기록의 일부임을 주장한다. 역사와 이야기가 같은 몸짓으로 닫힌다.
모르드개
3 유대인 모르드개가 아하수에로 왕 다음이 되었다. 유대인 중에서 크게 되었고, 수많은 형제들에게 지지를 받았다.
그는 자기 민족의 복을 구하고 모든 자손에게 평화를 전했다.
에스더서의 마지막 문장이 모르드개로 끝난다. 에스더의 이름으로 제목이 붙은 책이지만, 닫는 문장은 모르드개다. 두 사람은 각자의 자리에서 이 이야기를 만들었다. 에스더는 왕의 내실에서, 모르드개는 왕의 대문에서. 에스더가 없었으면 모르드개가 기획한 것도 실행되지 못했고, 모르드개가 없었으면 에스더는 결단의 이유를 찾지 못했을 것이다.
“자기 민족의 복을 구하고.” 모르드개의 마지막 수식어는 권력이 아니라 섬김이다. 왕 다음의 자리에 앉은 자가 자기 민족의 복을 구했다는 것 — 에스더서가 그를 기억하는 방식이 여기에 있다.
에스더서를 닫으며
에스더서에는 하나님의 이름이 없다. “야훼”도 “엘로힘”도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 구약 전체에서 유일하다. 사해사본에서도 에스더만 발견되지 않았다. 마틴 루터는 이 책이 정경에 속하는지 회의적이었다. 그럼에도 유대 공동체는 이 책을 가장 열정적으로 낭독하는 절기를 만들었다 — 부림절. 하만의 이름이 나올 때마다 소리를 내어 지운다. 기쁨과 술과 가면극과 음식 나눔. 경전 중에서 가장 소란스럽게 읽히는 책이다.
에스더서 추가본 — 70인역(LXX) 그리스어 성경에는 히브리어 본문에 없는 6개 단락이 추가되어 있다. 에스더와 모르드개의 기도, 에스더가 왕 앞에 나아가는 장면의 확장, 하만과 아하수에로의 조서 원문 등이 포함된다. 가톨릭과 정교회는 이 추가본을 정경으로 받아들이고, 개신교는 외경으로 분류한다. 추가본에는 하나님의 이름이 명시적으로 등장한다. 다른 전통들이 같은 이야기에서 다른 것을 보충하고자 했던 흔적이다.
잠 못 이룬 왕, 우연히 읽힌 실록, 때를 맞춘 잔치, 하만의 나무. 이 책에 하나님의 이름이 없지만, 이 책을 읽는 사람은 묻게 된다 — 이 모든 것이 정말 우연이었는가. 에스더서는 그 질문을 독자에게 돌려주고, 스스로는 대답하지 않는다. 대답하지 않는 것이 이 책의 언어다.
왕비가 오지 않은 날로 시작한 이야기가 한 소녀가 민족을 살린 이야기로 끝난다. 부림절은 그 이야기를 해마다 다시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