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3장 풀무불 속 네 번째 사람

금 신상을 세우다

1 느부갓네살 왕이 금 신상을 만들었다. 높이 육십 규빗, 넓이 여섯 규빗. 두라(Dura) 평원에 세웠다. 바빌론 지방이었다.

높이 육십 규빗은 약 27미터. 너비 여섯 규빗은 약 2.7미터. 비율이 이상하다 — 실제 사람 형태보다 훨씬 가늘고 높다. 학자들은 이 신상이 사람 형태 전체가 아니라 기단 위에 세워진 신상이었을 것으로 본다. 두라 — 바빌론 남부 평원. 정확한 위치는 확인되지 않았다.

2 느부갓네살 왕이 총독들과 지사들과 관할자들과 행정관들과 재무관들과 재판관들과 법관들과 지방의 모든 통치자들을 모여 자기가 세운 신상의 제막식에 오도록 했다.

3 그들이 다 모여 신상 앞에 섰다.

4 전령이 큰 소리로 외쳤다.

“민족들과 나라들과 언어가 다른 모든 자들에게 명하노라.

5 너희가 나팔과 피리와 수금과 비파와 하프와 백파이프와 모든 악기 소리를 들을 때에 엎드려 느부갓네살 왕이 세운 금 신상에 절하라.

6 누구든지 엎드려 절하지 않는 자는 즉시 맹렬히 타는 풀무불 가운데 던져질 것이다.”

7 그러므로 악기 소리를 들을 때에 모든 민족과 나라와 언어들의 백성이 다 엎드려 느부갓네살 왕이 세운 금 신상에 절했다.


고발

8 그 때 갈대아 사람들이 나아와 유다 사람들을 고발했다.

9 느부갓네살 왕에게 이렇게 말했다.

“왕이여, 만세를 누리소서.

10 왕이여, 왕이 명하시기를 나팔과 피리와 수금과 비파와 하프와 백파이프와 모든 악기 소리를 들을 때에 엎드려 금 신상에 절하라고 하셨습니다.

11 누구든지 엎드려 절하지 않으면 맹렬히 타는 풀무불에 던져질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12 그런데 왕이 바빌론 지방 일을 맡기신 유다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입니다. 이 사람들이 왕을 존중하지 않습니다. 왕의 신들을 섬기지 않고 왕이 세우신 금 신상에 절하지도 않습니다.”

13 느부갓네살이 분노와 격분으로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를 데려오라고 명했다.

14 느부갓네살이 그들에게 말했다.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여, 너희가 내 신들을 섬기지 않고 내가 세운 금 신상에 절하지 않는 것이 사실이냐?

15 이제 너희가 나팔과 피리와 수금과 비파와 하프와 백파이프와 모든 악기 소리를 들을 때 엎드려 내가 만든 신상에 절하면 좋다. 절하지 않으면 즉시 맹렬히 타는 풀무불에 던질 것이다. 너희를 내 손에서 건져낼 수 있는 신이 어디 있겠느냐?”


세 사람의 대답

16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가 왕에게 대답했다.

“느부갓네살이여, 이 문제에 대해 왕에게 대답할 필요가 없습니다.

17 우리가 섬기는 하나님이 우리를 맹렬히 타는 풀무불에서 건져낼 수 있고 왕의 손에서도 건져내실 것입니다.

18 설령 그렇게 하지 않으실지라도, 왕이여, 우리가 왕의 신들을 섬기지 않을 것이고 왕이 세우신 금 신상에 절하지 않을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설령 그렇게 하지 않으실지라도’ — 이 한 마디가 이 장의 핵심이다. 구출을 보장받지 않고도 절하지 않겠다는 것. 결과 계산이 아니라 선택이다. 기적이 일어나지 않더라도 이 선택은 변하지 않는다.


풀무불

19 느부갓네살이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에 대해 분노로 얼굴빛이 바뀌었다. 평소보다 일곱 배나 더 뜨겁게 풀무불을 피우라고 명했다.

20 군대의 용사 몇 사람에게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를 결박하여 맹렬히 타는 풀무불에 던지라고 했다.

21 이 사람들이 바지와 속옷과 겉옷과 다른 옷들을 입은 채로 결박되어 맹렬히 타는 풀무불 가운데 던져졌다.

22 왕의 명령이 급하고 풀무불이 너무 뜨거워서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를 끌고 간 사람들이 그 불꽃에 타 죽었다.

23 세 사람,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는 결박된 채로 맹렬히 타는 풀무불 가운데 떨어졌다.


네 번째 사람

24 그 때 느부갓네살 왕이 깜짝 놀라 급히 일어났다. 신하들에게 물었다.

“우리가 결박하여 불 가운데 던진 것이 세 사람이 아니냐?”

“그렇습니다, 왕이여.”

25 왕이 대답했다.

“보라, 내가 네 사람이 풀려 불 가운데 거니는 것을 보고 있다. 그들이 상하지 않고 넷째의 모습은 신의 아들 같다.”

26 느부갓네살이 맹렬히 타는 풀무불 문에 다가가서 말했다.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종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여, 나오라. 이리로 오라.”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가 불에서 나왔다.

27 총독들과 지사들과 관할자들과 왕의 신하들이 모여 이 사람들의 몸에 불이 아무런 힘을 미치지 못했음을 보았다. 머리털도 그슬리지 않았고 옷도 상하지 않았고 불 냄새도 나지 않았다.

‘신의 아들 같다’ — 히브리어로 쓰지 않고 아람어로 쓴 이 구절에서 느부갓네살이 쓴 표현은 ‘신의 아들’이 아니라 ‘신들의 아들 같은 이’(아람어: bar-elahin)다. 이방 왕이 천상적 존재를 묘사하는 방식이다. 누구인지 본문은 명시하지 않는다. 기독교 전통은 그리스도의 현현(顯現, Christophany)으로 읽어왔다. 유대교 전통은 천사로 본다. 본문은 확정하지 않는다.


왕의 선포

28 느부갓네살이 말했다.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의 하나님을 찬양하리로다. 그분이 천사를 보내어 자기를 신뢰하는 종들을 구원하셨다. 왕의 명령을 어기고 자기들의 하나님 외에는 다른 신에게 절하거나 경배하기보다 자기 몸을 버린 자들이다.

29 그러므로 내가 명령을 내린다. 어떤 민족이나 나라나 언어든지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의 하나님을 모독하는 자는 갈갈이 찢기고 그 집이 거름 더미가 될 것이다. 이처럼 구원할 수 있는 다른 신이 없기 때문이다.”

30 왕이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를 바빌론 지방에서 형통하게 했다.

다음 장 — 왕이 직접 편지를 쓴다. 자기가 경험한 일을 온 제국에 알린다. 이번에는 그 자신이 가장 극적인 이야기의 주인공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