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8장 숫양과 숫염소
환상의 시작
1 벨사살 왕 삼년에 나 다니엘에게 환상이 처음 나타난 후에 다시 환상이 내게 나타났다.
2 내가 환상을 보니 내 몸이 엘람(Elam) 지방 수산(Susa · ㉸ 수사) 성에 있었다. 나는 울라이(Ulai) 강가에 있었다.
수산 — 페르시아 제국의 겨울 수도. 현대 이란 남서부 후제스탄 지방. 느헤미야서와 에스더서의 무대이기도 하다. 다니엘이 실제로 그곳에 있었는지, 환상 속에 이동한 것인지는 본문이 모호하게 처리한다.
3 내가 눈을 들어 보았다. 강 앞에 숫양 한 마리가 서 있었다. 두 뿔이 있었는데 두 뿔이 다 높았으나 한 뿔이 다른 뿔보다 높았다. 높은 쪽이 나중에 났다.
4 내가 그 숫양이 서쪽과 북쪽과 남쪽을 향해 들이받는 것을 보았다. 어떤 짐승도 그 앞에 서지 못했고 그 손에서 건져낼 자가 없었다. 숫양이 자기 뜻대로 행하고 스스로 높아졌다.
숫염소의 등장
5 내가 생각할 때 서쪽에서 숫염소 한 마리가 왔다. 온 땅을 두루 다니며 땅에 닿지도 않았다. 그 숫염소의 두 눈 사이에 현저한 뿔이 있었다.
6 그것이 내가 강 앞에서 본 두 뿔 가진 숫양에게로 와서 분노한 힘으로 달려왔다.
7 내가 보니 그것이 숫양 가까이 이르러 격분하여 숫양을 쳤다. 두 뿔을 꺾었다. 숫양에게 그것을 대적할 힘이 없었다. 땅에 쓰러뜨리고 짓밟았다. 숫양을 그 손에서 건져낼 자가 없었다.
8 숫염소가 심히 강해졌다. 그러나 강해졌을 때 그 큰 뿔이 꺾이고 그 대신 현저한 뿔 넷이 하늘 사방을 향하여 자랐다.
숫양 두 뿔 = 메대와 페르시아. 숫염소의 큰 뿔 = 알렉산드로스 대왕(BC 336-323년). 알렉산드로스가 죽은 후 그의 제국이 넷으로 분열된 것이 ‘뿔 넷’이다. 알렉산드로스는 정복 속도가 워낙 빨라 “땅에 닿지 않는 것 같다”는 묘사가 역사적으로도 잘 들어맞는다. 이 부분의 구체성 때문에 학자들은 다니엘서가 BC 165년경에 기록됐을 것으로 본다 — 이미 일어난 일을 예언처럼 썼다는 해석이다.
작은 뿔
9 그 뿔들 중 하나에서 다른 작은 뿔이 났다. 남쪽과 동쪽과 영화로운 땅(팔레스타인) 을 향하여 심히 커졌다.
10 하늘 군대에까지 미칠 만큼 커져서 군대와 별들 중 일부를 땅에 떨어뜨리고 밟았다.
11 또 스스로 높아져 군대의 주권자를 대적하고 그분께 드리는 매일 제사를 없앴으며 그의 성소가 헐렸다.
12 죄악으로 말미암아 매일 드리는 제사와 함께 군대가 그것에게 넘겨졌다. 그것이 진리를 땅에 던져도 형통했다.
13 내가 들으니 한 거룩한 이가 말하는 것이었다. 또 다른 거룩한 이가 그 말하는 자에게 물었다.
“이 환상 — 매일 드리는 제사와 황폐하게 하는 죄악에 대한 것, 성소와 군대가 짓밟히는 것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14 그가 내게 말했다.
“이천삼백 주야가 지나면 성소가 정결하게 될 것이다.”
안티오코스 4세 에피파네스(Antiochus IV Epiphanes) — 셀레우코스 왕조의 왕(BC 175-164년). BC 167년 예루살렘 성전에 제우스 신상을 세우고 돼지를 제물로 바쳤다. 매일 제사를 금지했다. 이를 유대인들은 ‘황폐하게 하는 가증한 것(시쿠츠 메솜멤)‘이라 불렀다. 마카베오 형제들의 반란(BC 167-164년)으로 성전이 수복되고 재봉헌됐다 — 이것이 하누카(Hanukkah) 절기의 기원이다.
‘이천삼백 주야’ 계산 — 두 노선이 맞선다. 존 콜린스는 2300을 ‘저녁과 아침’을 합친 횟수로 보아 1150일(약 3년 2개월)로 환산하고, 안티오코스의 성전 모독(BC 167년 키슬레우)부터 마카베오의 재봉헌(BC 164년 키슬레우)까지에 가장 근접한다고 본다. 반대로 세대주의 진영(예: 19세기 존 다비, 20세기 존 월부어드)은 2300일을 액면 그대로 6년 4개월로 잡고 종말의 환난기에 적용한다.
가브리엘의 해석
15 나 다니엘이 그 환상을 보고 그 뜻을 알고자 했다. 그 때 사람의 모양 같은 것이 내 앞에 섰다.
16 내가 울라이 강 사이에서 사람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을 들었다.
“가브리엘아, 이 환상을 이 사람에게 깨닫게 하라.”
17 그가 내가 서 있는 곳으로 왔다. 그가 왔을 때 내가 두려워하여 엎드렸다. 그가 내게 말했다.
“인자야, 깨달으라. 이 환상은 마지막 때에 대한 것이니라.”
18 그가 내게 말할 때 나는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려 있었다. 그가 나를 어루만져 내 발로 서게 했다.
19 그가 말했다.
“보라, 내가 진노의 끝 때에 되어질 것을 네게 알리리니 이 환상은 정해진 마지막 때에 관한 것이니라.
20 네가 본 두 뿔 가진 숫양은 메대와 페르시아 왕들이요
21 털이 많은 숫염소는 그리스 왕이며 두 눈 사이의 큰 뿔은 그 첫 번째 왕이니라.
22 이 뿔이 꺾이고 그 대신 넷이 선 것은 그 나라가 넷으로 나뉠 것이나 그 첫 번째 왕의 권세만큼은 못하리라.
23 이 나라 말기에 배반자들이 가득할 때 한 왕이 일어나리니 뻔뻔스럽고 속임수에 능할 것이니라.
24 그의 권세가 강해지나 자기의 힘으로 말미암음이 아닐 것이다. 그가 놀라운 파괴를 가져오고 자기 하는 대로 성공하며 강한 자들과 거룩한 백성을 멸할 것이다.
25 그가 꾀를 내어 속임수로 성공하고 마음을 높이며 평화로운 때에 많은 자들을 멸망시키고 만왕의 왕을 대적할 것이나 그가 사람의 손으로 말미암지 않고 깨어질 것이다.”
26 “이미 말한 주야에 대한 환상은 확실하니 너는 이 환상을 간직하라. 이는 여러 날 후에 될 일이기 때문이다.”
다니엘이 쓰러지다
27 나 다니엘이 기진하여 여러 날 앓았다가 일어나 왕의 일을 다시 하였다. 그 환상으로 인해 놀랐고 그 뜻을 깨닫지 못했다.
가브리엘(Gabriel) — 다니엘서에서 처음으로 이름이 지정된 천사다. 9장에도 등장한다. 누가복음에서는 세례 요한과 예수의 탄생을 고지하는 천사다. 유대교와 이슬람교에서도 중요한 천사로 나온다. 히브리어 의미는 ‘하나님의 사람’ 혹은 ‘하나님의 용사’.
다음 장 — 환상에서 기도로. 다니엘이 예레미야서를 읽다가 70년 포로 기간이 끝날 때를 깨닫는다. 그리고 이스라엘을 위한 기도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