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테르 추가 2장 하만의 학살 조서
이 장은 에스더서 3장에서 언급되는 하만의 칙령 전문이다. 히브리어 에스더서는 칙령이 내려졌다고만 전하고 내용을 인용하지 않는다. 70인역은 그 편지를 완전한 문장으로 담았다.
대왕의 이름으로
1 대왕 아하수에로가 인도에서 에디오피아까지 백이십칠 지방을 다스리는 총독들과 지방 장관들에게 조서를 내린다.
2 많은 민족을 다스리게 되었고 온 땅을 내 뜻대로 지배하게 되었으므로, 나는 신민들을 포악하게 다루지 않고 오히려 항상 공평하고 온유하게 다스리려 했다.
3 그렇게 하면 나의 왕국이 평온하고 사람들이 그 땅의 경계 끝까지 두려움 없이 살아갈 것이며, 모든 사람이 바라는 평화를 누리게 될 것이라 여겼다.
조서는 정중한 어조로 시작한다. 왕이 얼마나 공평한지를 먼저 선언한다. 학살 명령이 ‘공평한 통치’의 일환으로 포장되는 방식이다. 이 문체는 고대 근동의 왕실 문서 형식 — 자기 정당화로 시작하는 칙령 — 과 정확히 일치한다.
음모꾼들에 대하여
4 그러나 나의 조언자들에게 물었을 때, 어떻게 하면 이 목표를 이룰 수 있는지 나에게 알려 준 사람은 함므다다(Hammedatha)의 아들 하만(Haman)이었다.
5 그는 지혜와 신의로 우리 가운데 탁월하고, 두 번째 지위를 얻었으며, 우리는 그를 왕의 삼촌이라 부른다.
‘왕의 삼촌’이라는 표현은 단순한 친족 관계가 아니라 고대 페르시아 궁정에서 최고 지위를 표현하는 존칭이었다. 실제 혈연이 아닌 명예 칭호다.
6 하만이 우리에게 알려 주었다. 모든 민족 가운데 우리의 법률에 반대하는 특정 민족이 있다고. 그 민족은 다른 민족의 법을 따르지 않고, 왕의 명령도 무시하며, 왕국의 이익을 해치고 있다고.
7 이 민족을 보라. 그들은 특별한 위치에 있다. 다른 어떤 민족과도 섞이지 않고 독자적인 법률로 산다. 왕에게도 선의가 없으며, 우리가 베푸는 모든 좋은 것을 무시한다.
왕의 결정
8 우리는 이 정보를 받아들였다. 이 민족이 전 인류 가운데 유일하게 왕의 통치에 끊임없이 적대적이라는 것을.
9 따라서 우리는 명령한다. 함므다다의 아들 하만이 이 자들을 지목했다. 이 자들이 왕국의 평화를 영원히 해칠 것이니, 그들과 그 처자를 모두 적들의 칼로 전멸시켜라. 아무도 불쌍히 여기지 말고 용서하지 마라.
10 이 조서는 아다르(Adar) 월 열사흘 날에 집행된다.
아다르 월 13일 — 부림절 전날이다. 에스더서의 달력은 정밀하게 짜여 있다. 학살이 예정된 날이 결국 유대인이 원수를 갚는 날이 된다. 역전(逆轉)이 이 책의 구조다.
조서의 명분
11 이 명령이 집행되는 날, 이 유대인들이 왕의 권위에 반항하는 백성임이 온 세상에 알려질 것이다. 그날 왕국의 평화가 방해받지 않게 되리라.
이 조서는 70인역 저자의 신학적 기획을 드러낸다. 칙령을 직접 인용함으로써 독자는 하만의 논리가 얼마나 거짓인지를 명확히 본다. “모든 민족의 법을 무시하는 민족”이라는 고발은 이후 이야기에서 하나하나 반박된다. 에스더는 왕에게 충성했고, 모르드개는 왕을 살렸다.
다음 장 — 모르드개와 에스더가 각자 하나님께 드린 기도. 에스더서 본문에서 보이지 않던 하나님의 이름이 여기서 처음 명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