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룩서 3장 지혜는 어디에 있는가

마지막 간구

1 “전능하신 주님 하나님, 죽은 자의 하나님이 아닌 살아있는 자의 하나님이여.

2 들어주십시오, 이스라엘이 간구합니다. 우리를 포로로 끌어간 자들이 만든 죽음의 세계에서 우리가 부르짖습니다.

3 우리 조상들이 주님을 거역했고 그분을 저버렸습니다. 오늘 우리가 이렇게 됐습니다.

4 이스라엘의 하나님 주님, 들어주십시오. 우리 조상들의 간구를 들어주십시오. 주님을 거역한 자들의 기도를 들어주십시오.

5 조상들의 죄악과 우리 왕들의 허물을 기억하지 마소서. 우리가 거슬러 죄 지은 것들을 기억하지 마소서.

6 우리를 주님의 손에 붙들어 두소서. 주님의 이름을 부르는 자들을 아무도 치지 않게 하소서.

7 그러면 우리가 주님의 위대하심을, 주님의 이름을 찬양할 것입니다.”


지혜를 버린 세대가 멸망했다

8 이스라엘아, 들어라. 지금 포로 땅에서 살아가고 있다면.

9 너희는 죽어야 마땅한 땅에서 늙어가고 있다. 죽은 자들 사이에서 더럽혀지고 있다.

10 왜 이런 땅에 있게 됐는가? 적의 땅에서 더러워지고 있는가?

11 이스라엘이 이 땅을 버렸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이 하나님을 잊어버렸기 때문이다.

12 지혜의 샘을 버렸기 때문이다.

13 지혜의 길을 걸었다면 영원히 평화를 누렸을 텐데.

지혜(חָכְמָה, hokhma)는 구약 전통에서 단순한 지식이나 슬기가 아니다. 주님을 경외하는 것이 지혜의 시작이며(잠언 9:10), 지혜는 창조 이전부터 하나님과 함께 있었다(잠언 8:22-31). 바룩서의 이 지혜 시는 욥기 28장, 전도서와 함께 구약 지혜 문학의 흐름 안에 있다.


지혜를 찾아 세상을 돌아다녀도

14 지혜가 어디 있는지 알아라. 힘이 어디서 오는지, 통찰이 어디 있는지 알아야 한다. 그래야 오래 살 수 있다. 빛이 어디서 오는지, 평화가 어디 있는지 알아야 한다.

15 지혜의 처소를 알아낸 자가 누구인가? 지혜의 보물 창고에 들어간 자가 누구인가?

16 이방 나라들의 지배자들 어디 갔는가? 땅의 야생 동물들을 길들이던 자들은?

17 새를 가지고 놀고, 은과 금을 쌓고, 사람들이 기대고 의지하던 자들은 어디 갔는가?

18 은을 만들던 자들 — 그 노력 끝에 아무것도 없다. 그 일들은 사라졌고, 지하로 내려가 그곳에 자리를 잡았다. 다른 자들이 그 자리에 올랐다.

16-18절의 이방 지배자들과 장인들은 역사상 수없이 교체됐다. 아시리아, 바빌론, 페르시아, 헬라 제국 — 어느 것도 영속하지 않았다. 지혜는 그들 손에 없었다는 것이 바룩서의 선언이다.

19 젊은 세대는 빛을 보고 그 땅에 살았지만, 지혜의 길은 알지 못했다.

20 그들도 자식들에게 지혜의 길을 보여주지 않았다. 그들도 사라졌다.


큰 나라들도 지혜를 못 찾았다

21 가나안도 지혜를 찾지 못했다. 크고 작은 상인들, 드만 사람들도, 이야기꾼들도, 이해를 찾던 자들도.

22 아랍의 지혜 학자들도, 이야기 해석자들도 — 지혜의 길을 아무도 몰랐다.

23 이스마엘의 아들들도, 전승을 쌓아온 메단 사람들도, 그 비유 해석자들도 — 지혜의 길을 알지 못했다.

24 이스라엘아, 하나님의 집이 얼마나 큰지 아느냐? 그분의 소유가 얼마나 넓은지?

25 크고 끝없는 것, 높고 광대한 것.

26 옛날에 거인들이 있었다. 키도 크고 전쟁도 잘했다.

27 하나님은 그들을 택하지 않으셨다. 지혜의 길을 주지 않으셨다.

28 그들은 하나님의 지혜가 없었기에 망했다. 통찰이 없었기에 멸망했다.

26-28절의 거인들은 창세기 6장의 네피림(Nephilim)과 연결된다. 고대 근동 전설에서 거인은 압도적 힘의 상징이었다. 바룩서는 그 힘조차 지혜 없이는 아무 소용이 없었다고 말한다. 힘과 지혜는 다르다.


오직 하나님만 아신다

29 하늘에 올라가서 지혜를 내려온 자가 누구인가? 구름 속에서 지혜를 꺼내온 자가 누구인가?

30 바다를 건너가서 지혜를 찾아온 자가 누구인가? 순금보다 귀한 그것을 사온 자가 누구인가?

31 아무도 없다. 지혜의 길을 알아낸 자도, 지혜의 길을 밟은 자도 없다.

32 오직 한 분만 아신다. 그것을 아시는 분이 있다. 하나님이시다. 그분은 모든 것을 아신다. 그분은 자신의 통찰로 세상을 아신다. 땅을 영원토록 준비하신 분, 살아있는 피조물로 그 땅을 채우신 분.

33 그분이 빛을 내보내시면 빛이 나간다. 그분이 빛을 부르시면 두려움으로 돌아온다.

34 별들이 자기 자리에서 빛을 내며 기뻐한다. 그분이 부르시면 “여기 있습니다” 하고 응답한다. 기쁨으로 그분을 만드신 분을 빛낸다.

35 이것이 우리 하나님이시다. 다른 분은 이분에 견줄 수 없다.


지혜를 야곱에게 주셨다

36 그분이 모든 지혜의 길을 알아내셨다. 지혜를 종 야곱(Jacob)에게 주셨다. 그분이 사랑하시는 이스라엘에게 주셨다.

37 그 후에 지혜가 땅 위에 나타났다. 사람들 사이에서 살았다.

37절 “지혜가 땅 위에 나타났다”는 구절은 기독교 신학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요한복음 1:14)을 예고하는 본문으로 자주 인용된다. 바룩서는 가톨릭과 정교회에서 정경으로 쓰기 때문에, 이 구절이 전례 독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개신교 전통에서는 외경으로 분류해 정경에 포함하지 않는다.


다음 장 — 지혜 시에서 예언의 목소리로 바뀐다. 예루살렘이 직접 등장해 말을 한다. 자녀들을 잃고 슬퍼하지만, 하나님이 돌아온다고 약속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