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도서 3장 시민과 온유

권세에 순종하라

1 너는 그들로 하여금 통치자들과 권세 잡은 자들에게 복종하며 순종하며, 모든 선한 일 행하기를 준비하며,

2 아무도 비방하지 말며 다투지 말며 관용하며 범사에 온유함을 모든 사람에게 나타낼 것을 생각나게 하라.

3:1-2 — 시민 질서에 대한 태도다. 로마서 13:1-7, 디모데전서 2:1-2와 같은 방향이다. 국가 권력에 대한 기독교의 기본 자세로 순종과 참여를 제시한다. “모든 선한 일 행하기를 준비하며”가 수동적 순응 이상을 요청한다. 공공선에 능동적으로 기여하는 것이다.

3:2 “온유함을 모든 사람에게” — πρᾳΰτης(프라위테스), 온유함. 이 단어가 기독인의 대사회적 덕목으로 제시된다. 신자들이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대하는가가 복음의 증거다.


우리도 전에는

3 우리도 전에는 어리석은 자요 순종하지 아니한 자요 속은 자요 여러 가지 정욕과 쾌락에 종 노릇 한 자요 악독과 투기를 일삼은 자요 가증스러운 자요 피차 미워한 자였으나,

4 우리 구주 하나님의 자비와 사람 사랑하심이 나타날 때에,

5 우리를 구원하시되 우리가 행한 바 의로운 행위로 말미암지 아니하고 오직 그의 긍휼하심을 따라 중생의 씻음과 성령의 새롭게 하심으로 하셨나니,

6 우리 구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우리에게 성령을 풍성히 부어 주사,

7 우리로 그의 은혜를 힘입어 의롭다 하심을 받아 영생의 소망을 따라 상속자가 되게 하려 하심이라.

8 이 말이 미쁘도다. 내가 이것에 관하여 네가 확실하게 말하기를 원하노니, 이는 하나님을 믿는 자들로 하여금 조심하여 선한 일에 힘쓰게 하려 함이라. 이것은 아름다우며 사람들에게 유익하니라.

3:3-7 — 신약에서 가장 압축적인 구원의 서술 중 하나다. 구조가 명확하다. 우리의 전에(3절) vs 하나님의 행동(4-7절). 우리가 행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하신 것이 구원의 근거다.

3:3 “우리도 전에는” — 이 단어가 중요하다. 불신자들에게 온유하게 대해야 하는 이유가 “우리도 전에는 그랬다”는 자기 인식이다. 심판이 아니라 연대의 근거다. 변화는 내가 더 나아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자비로 일어났다. 따라서 변화 전에 있는 이들을 정죄할 자격이 없다.

3:5 “중생의 씻음과 성령의 새롭게 하심” — 세례와 성령을 연결하는 표현이다. “중생의 씻음”(λουτροῦ παλιγγενεσίας, 루트루 팔링게네시아스)은 세례를 가리킬 가능성이 높다. 요한복음 3:5(“물과 성령으로 나지 아니하면”)과 공명한다. 성령이 세례를 통해 새롭게 하신다는 것이다.

3:7 “상속자가 되게 하려 하심이라” — 의롭다 하심(칭의) → 영생의 소망 → 상속자. 로마서 8:17의 “자녀이면 또한 상속자”와 같은 방향이다. 구원은 법적 선언에서 끝나지 않고 유업의 관계로 이어진다.


어리석은 변론을 피하라

9 그러나 어리석은 변론과 족보 이야기와 분쟁과 율법에 대한 다툼은 피하라. 이것은 무익한 것이요 헛된 것이니라.

10 이단에 속한 사람을 한두 번 훈계한 후에 멀리하라.

11 이러한 사람은 네가 아는 바와 같이 부패하여서 스스로 정죄를 받은 자로서 죄를 짓느니라.

3:9-11 — 이단 대응 지침이다. “한두 번 훈계한 후에 멀리하라”는 마태복음 18:15-17의 공동체 훈련 절차와 유사한 구조다. 무한한 논쟁이 아니라 일정 시도 후의 분리다. 이단자를 정죄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스스로 정죄를 받은 자”라는 점이 강조된다. 분리는 배제가 아니라 현실 인식이다.


끝인사

12 내가 아데마(Artemas)두기고(Tychicus)를 네게 보내리니, 그 때에 네가 급히 니고볼리(Nicopolis · ㉸ 니코폴리스)로 내게 오라. 내가 거기서 겨울을 지내기로 작정하였노라.

13 율법사 세나(Zenas)아볼로(Apollos · ㉸ 아폴로)를 부지런히 전송하여 그들로 부족함이 없게 하라.

14 또 우리 사람들도 열매 없는 자가 되지 아니하도록 필요한 것을 공급하는 데에 있어서 선한 일을 힘쓰기를 배우게 하라.

15 나와 함께 있는 자가 다 네게 문안하느니라. 믿음 안에서 우리를 사랑하는 자들에게 문안하라. 은혜가 너희 무리에게 있을지어다.

3:12 니고볼리 — “승리의 도시”라는 뜻으로 에피루스(현대 그리스 서부 아르타 인근)에 있는 도시다.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악티움 해전(기원전 31년) 승리를 기념해 건설했다. 바울이 거기서 겨울을 보내려 했다는 기록이다.

3:13 아볼로 — 고린도전서에서 바울, 베드로와 함께 그를 추종하는 파벌이 있을 정도로 영향력 있는 인물이었다(고전 1:12). 사도행전 18:24-28에서 알렉산드리아 출신의 탁월한 성경 교사로 소개된다. 디도서 끝에서 그와 세나를 돌보라는 지시는 이들이 그레데를 통과하는 여정 중임을 시사한다.

3:14 “필요한 것을 공급하는 데에 있어서 선한 일을 힘쓰기를 배우게 하라” — 추상적 선이 아니라 구체적 필요 공급이다. 여행 중인 사역자를 지원하는 것이 “선한 일”의 실례로 제시된다.

디도서는 세 장에 걸쳐 지도자 자격(1장), 세대별 삶의 방식(2장), 사회적 덕목과 은혜의 신학(3장)을 다룬다. 1장이 내부 구조의 바름을 논했다면, 2-3장은 그 구조가 세상과 어떻게 관계하는지를 다룬다. 교회의 안과 밖을 함께 보는 편지다.